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합격 취소 논란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지원자에게 임용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채용 취소를 통보한 국책 연구기관의 결정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 지원자는 합격 소식을 믿고 기존 직장에서 퇴사했으나, 이제는 일자리와 새로운 기회를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지진방재센터 연구직 최종 합격자 A씨에게 임용 예정일 9일 전 '합격 취소 예정' 사실을 알렸습니다. 연구원 측은 A씨의 세부 전공이 채용 공고상의 자격 요건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취소 사유로 들었습니다.
앞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 5월, 청원경찰, 연구원, 환경실무원 등을 모집하는 채용 공고를 게시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A씨는 서류 및 면접 절차를 거쳐 지난달 22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임용 예정일은 이달 8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후 단 일주일 만에 연구원은 A씨의 전공을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채용 공고에는 건축공학 구조, 토목공학 구조, 도시공학 등이 관련 전공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A씨는 토목공학 학위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그의 세부 전공은 수자원 및 물의 흐름을 연구하는 수공학 분야였습니다. A씨 측은 면접 과정에서도 전공 관련 질문을 받았고, 제출했던 학위 증명서에도 토목공학과 수공학 전공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다며, 전공 관련 정보가 뒤늦게 확인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A씨 측은 채용 공고 내 일반 응시 자격과 '필수 요건'이 구분되어 있었던 만큼, 세부 전공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절대적인 조건이었는지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채용 공고 문구는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기관의 불명확한 공고로 인해 발생한 불이익을 지원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원 측 역시 서류 심사 단계에서 지원자의 전공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서류 심사에서 걸러냈어야 할 부분을 뒤늦게 파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합격 취소의 법적 가능성을 검토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미 기존 직장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였기에, 합격 취소 예정 통보를 받기까지는 사직서 제출 후 단 6일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공공기관에서 최종 합격 통보 후 자격 요건을 문제 삼아 임용을 취소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8년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이 경력 미달을 이유로 합격자의 임용을 취소했다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바 있으며, 법원은 뒤늦게 자격 요건을 이유로 임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기관의 채용 과정상 오류와 지원자의 책임을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사례는 공공기관 채용 과정의 명확성과 신뢰도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공고의 세부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기관의 결정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더퍼블릭 —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311771